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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남동] 대충유원지 (Daechung Park) ; 괄목할만한 공간이 맛있는 집.
    느슨한 사진가의 공간기록 2020. 2. 16.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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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야흐로 카페 옆집이 카페인 대한민국이다. 이런 엄청난 경쟁속에 사람들의 발길을 꾸준히 붙잡는 곳은

    어떤 매력이 있는걸까. 필자의 기준은 크게 두가지로 가름할 수 있을것 같다. 

    첫번째는 커피가 맛있는집. 그리고 오늘 포스팅에서 말하고 싶은 

    "공간이 맛있는 집"

    연남동 중심에서 조금 멀리 떨어진 오피스지역으로 들어가다보면 회색 건물속에서 매력적인 붉은

    벽돌건물을 발견할 수 있다. 이곳이 공간맛집 대충유원지다. 공간이 맛있다하여 커피가 맛없다는

    이분법은 아니니 염려마시길.

    Daechung Park

    대충유원지의 첫느낌은 대충이라는 브랜드 네임과 어울리지 않았다. 구석구석 대충만들어진 부분을

    찾기 힘들었기 때문이었고  그도그럴것이 대충유원지의 브랜딩, 가구디자인, 공간디자인는 해당분야에서

    내노라하는 세 팀의 디자이너 그룹이 참여했다. 듣고보니 더 멋져보이는것은 어쩔수 없다. 

    Identity design : studio fnt

    space design : fhhhfriends

    furniture design : studiocom 

    부식철 간판

    대충유원지의 대충이라는 워딩은 제공자의 입장이 아닌 대충유원지가 방문자에게 바라는

    마음가짐일 것이다. 아무렇게나, 대충, 편안한 마음으로 오다가다 공간을 들르고 거창한것이 아니더라도

    삶에 조금이나마 위안이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말이다. 물론 필자의 추측이다. 

    대충유원지의 시그니처인 천장

    벽돌건물 우측에 있는 입구로 들어서면 공간디자인을 담당한 fhhhfriends의 픽셀화된 청장이 먼저 눈에 띈다. 

    "공간이 맛있다"라는 표현 외에 달리 다른표현이 떠오르지 않는다. 공간을 이용하다보면 눈치채겠지만 커피를

    테이블에 내려놓으면 커피표현에 천장의 픽셀이 선명하게 투영된다. 마치 원형의 그림처럼. 

    한동안 천장에 심취해있다가 시선을 아래로 내리면 센스있는 메뉴판에 한번더 기분이 좋아진다. 

    Daechung Park Menu

    커피를 비롯하여 위스키, 와인, 그리고 고흐가 즐겼다던 압상트까지  메뉴구성이 다양하다. 고흐가 압상트에

    취해 자신의 귀를 잘랐다는 추측도 있던데 예술가의 술이라니 괜스레 즐기는 척이라도 하고 싶다. 

    초창기에는 2층에 키친공간이 있어 과카몰리를 올린 브런치 메뉴들도 선보였던걸로 기억하는데 지금은

    메뉴에서 빠진것 같다. 맛있었는데.

    커피도 공간 한켠에서 자체 로스팅해서 세가지 블렌드를 런칭하여 사용하고 있는데 블렌드

    네임이 철근, 콘크리트, 플라스틱으로 독특하다. 메뉴판위에 자세히보면 철근조각, 콘크리트조각,

    플라스틱 조각을 올려둔걸 볼수 있다. 이런 사소한 디테일과 볼거리가 모여 맛있는 공간을 만든다.  

    주문한 아이스필터커피와 아메리카노는 단점은 없으나 특별히 맛있지도 않은 무난한 맛이었다.

    특별한 공간, 가구, 브랜딩이 오히려 커피파트의 무난함을 강조하는 느낌이 들어 아쉬웠다.

    커피를 마시고 다시 공간에 심취하기 시작했다. 도무지 심심하지가 않다. 

    studio com이 디자인한 가구 

    studio com이 디자인한 월넛톤의 우드테이블과 의자들은 전체적으로 통일감을 주면서 의자의 등받이 형태가 독특해서

    공간만의 구조감을 만들어낸다.  각진형태가 가져오는 딱딱한 이미지가 불편해보일수 있으나 방석이 있어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다만 바와 테이블을 겸하고 있는 메인테이블의 구조가 만들어질때 바리스타들의 동선이 크게 고려되지

    않은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테이블로 음료를 만들어 서브할때 긴테이블을 한바퀴 돌아서 나가야한다. 

    사실 나로서도 이 정도 공간미를 얻을 수 있다면 그정도 수고는 감수할 수 있다. 

    에스프레소 머신은 이쪼의 폼페이 레버머신으로 보이며 그라인딩은 말코닉 EK43이 담당하고 있다.

    스케일해놓은 원두를 분쇄하여 도징한다. 오퍼레이션 자체가 굉장히 메뉴얼한것이 공간의 이미지와

    잘어울린다. 다만 바리스타들이 굉장히 숙련되어야 할 것이다. 

    좌측에서 우측으로 점진하는 계단형 컬럼들은 벽과 기둥 그 중간의 형태로 메인공간에는 독특한 구조감을

    만들어냄과 동시에 좌측면에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낸다.

    컬럼들이 지그재그로 지나가면서 만들어낸 작은 공간 한켠에는 1.8키로 용량쯤 되보이는 반열풍 로스터기

    한대가 로스팅실을 꾸리고 있다. 자세히보니 배기시설이 없는걸로 보아 실제로 로스팅이 이루어지는 지는

    모를일이지만 오브제로 놓여진 디스플레이의 무성영화와 로스터기가 미묘하게 어울려 또 한번 매력적이다. 

    로스터기와 디스플레이 오브제 

    전체적으로 붉은계열의 벽돌과 붉은 월넛톤의 가구들이 통일감을 주는데 자칫 밀도가 낮아보일수 있는 부분을 

    아이덴티티 폰트를 활용한 액자들로 채워 넣었다. 공간 곳곳에서 발견되는 대충유원지의 로고 폰트는 픽셀화된

    텍스트에 곡선이 가미되어 있는데 동서양의 감각이 미묘하게 결합되고 옛스러우면서 현대적이다.

    대충유원지의 BI
    대충유원지의 로고 폰트
    프레임과 스탠드 조명

    좀더 공간을 살펴보고 싶어 포트와인인 콥케 한잔을 더 주문했다. 싱글몰트 위스키 잔에 서브되는데

    양이 굉장히 작아보이지만 당도가 높고 향미가 강하기 때문에 아주 적당한 양이라고 생각한다.

    포트와인은 어떤 음식들과 마리아주를 형성하지 않고 단독으로 즐기고 싶을때 홀짝거리기 참 좋은것 같다. 

    콥케 루비

    공간도 그리고 그것을 채우는 콘텐츠도 마음껏 즐기고 나오는 길에 보니 자체 로스팅한 커피 블렌드들도

    판매하고 있었다. 하지만 언급했다시피 커피가 그렇게 인상깊지는 않았기 때문에 구매하지는 않았다. 

    대충유원지의 자체 커피 블렌드

    커피가 맛없다는 말은 아니다. 공간이 훨씬더 맛있었을 뿐. 

    SUMARRY | 공간에, 브랜딩에, 디자인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꼭 한번 찾아가 보기바란다. 계속해서

    공간이 맛있다고 되내인 이유를 알게될것이다. 커피는 무난하고 이 공간을 더 잘 즐기길 원한다면 위스키나

    포트와인을 추천한다. 구석구석 시선을 돌리며 공간을 맛있게 즐기시길.

     

    @ 대충유원지 

        서울 마포구 월드컵북로6길 37

        주차공간 없음

        11:00 - 22:00 ( 휴무없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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