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촌] 스코프 ( SCOFF ) | 서촌의 빵굽는 사람들의 집Space Commentary 2020. 5. 7. 19:58
공간 중에서도 큰 매력을 느끼게 되는 공간들이 있는데 주로 "전문가들"의 공간이 그렇다.
목공장인이 운영하는 목공방이 그렇고, 물감들이 널부러진 예술가의 작업실도 그렇다.
서촌 골목에 빵굽는 사람들의 그런 공간이 있다.
스코프(SCOFF) 베이크하우스

아기자기하기로 유명한 서촌의 골목은 높은 건물이 하나 없다. 그런 골목의 정취를 느끼며 산책하다 보면 고소한 빵냄새가
코밑을 흐르는데 그곳에 스코프(SCOFF)가 있다.
-
런던의 쇼디치같은 느낌의 벽칠간판이 눈에 띈다. 젊은듯 낡은듯 오묘한 분위기의 건물외부로 긴 줄이 들어서 있다.
꽤나 유명한가 보다.

유럽 하우스풍의 현관앞에서 기다리다보면 이런 긴 큐잉이 익숙하다는듯한 안내직원이 사람들을 순서대로 들여보낸다.
일정수준의 사람들을 들여보내면 이내 문이 닫히고 사람들은 또 기다린다.

어렵사리 스코프내부로 발을 들이면 오른편으로 베이커들의 공간이 펼쳐진다. 방문객들이 훤히 들여다볼수 있는 구조의
반 오픈키친에서 베이커들이 빵을 굽고 있다.
-

기존 방문객들이 소진한 빵들을 계속해서 구워내고 채워낸다. 빵을 굽는 베이커들의 움직임이 공간을 가득 채운다.
그것만으로도 멋진 공간이다.

베이커들의 공간을 뒤로하고 왼편으로 돌아 들어가면 그들이 구워낸 빵들이 가득한 선반들이 나온다. 빵을 좋아라 하는 사람들에게
천국이나 다름없다. 안내직원들이 일정수준의 인원만 들여보내 빵을 고르는데 북적이지 않는다. 대신 창문너머로 보이는 줄을보면
그 인기를 실감할수 있을 것이다. 연남동 레이어드에서 사람들에 치이며 빵을 담는 경험은 하지 않아도 된다.

정면에는 주로 판으로 구워 잘라낸 브라우니나 오렌지파운드 케이크 같은 것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한가지 팁을 주자면 이 집은 브라우니가 기가막히다고 한다.

클래식 브라우니 그래서 우리도 일단 브라우니부터 담고 시작했다.

오른편 선반에는 파운드 케이크와 스콘류들이 자리하고 있다.

사진은 구석기 돌도끼처럼 나왔지만 실제로 보면 굉장히 먹음직스러운 윤기가 흐른다.

브라우니와 홍차스콘을 하나씩 담아서 음료를 주문하기 위해 카운터에 갔더니 각종 잼과 버터가 준비되어 있었다.
스콘을 먹을때는 꼭 딸기잼과 버터를 같이 발라먹기 때문에 딸기잼을 사려는데 빅토리아 크림이 눈에 들어왔다.
빅토리아 케이크에 사용하는것과 동일한 크림으로 스콘에도 잘어울릴것 같아 시도해보기로 한다.

아이스라떼와 아인슈페너를 주문하고 자리를 맡으러 2층으로 올라갔다. 1층에는 빵을 굽는 공간과 빵진열을 위한 공간뿐이고
테이블은 2층에만 비치되어 있다.

2층에 올라와서도 만석이라 계단앞에서 5분정도 웨이팅하다가 운좋게 자리가나서 빠르게 착석했다.
우리는 저녁예약이 되어있어 간단하게 브라우니하나, 홍차스콘하나 그리고 곁들일 빅토리아 크림만 담아왔다.


먼저 가장 기대가되는 브라우니부터.
-
이 브라우니가 인기가 제일 많았는데 알고보니 근래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하트시그널에서 출연자중 한명이 자신의 인생
브라우니라고 소개한적이 있다고 한다. 뭐 그전에도 스코프는 유명했다고는 하지만 오늘 그 긴줄에는 분명 영향을 주었을거라
생각한다.
-

"겁나 맛있다."
겉은 살짝 크런치한데 중간은 촉촉하고 끝은 꾸덕하다. 가장 좋았던 점은 혀가 아프도록 달지 않았다는 점.
인생 브라우니라고 소개할만 하다.

다음은 홍차스콘.
-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다. 스콘을 반으로 쪼개니 얼그레이 향이 뿜어져나온다. 알알이 박힌 홍찻잎이 보인다.
크림을 바르지 않고 먼저 먹어 본다.
보통 흔히 접하는 얼그레이 스콘을 먹어보면 홍차의 향은 나되 맛이 나는 겨우는 드문데 향도 굉장히 강하고
홍차맛도 뚜렷하다.

가장 기대되는 순간.
-
딸기잼을 포기하고 담아온 빅토리아 크림을 곁들여 먹었는데 혹시 스코프에 와서 스콘을 주문한다면 반드시 꼭
빅토리아 크림을 시도해 보기 바란다.
스콘 특유의 퍽퍽할수 있는 텍스쳐를 아주 부드럽게 만들어 준다.


함께 주문한 아인슈페너와 카페라떼는 인상깊진 않았지만 다크한 배전도로 베이커리와 좋은 페어링의 원두를 사용하고 있어
크게 나무랄곳은 없었다. 빵과 함께 즐기기로는 달지 않은 커피를 추천한다.
개인적으로 아메리카노나 라떼가 적당하다.

자리가 2층에 있다보니 뷰가 상당히 마음에 든다. 탁트인 뷰는 아니지만 고즈넉한 서촌의 기와들로 둘러싸인 곳에서
맛있는 빵과 커피를 즐길수 있다는 것은 꽤나 기분좋은 경험이 아닐 수 없다.
머릿말에도 언급했듯이 전체적인 인테리어는 영국스러움을 모티프로한 것 같았다.
사람이 많아 2층의 전체적인 모습을 담지는 못했지만 충분히 매력적인 공간이었다는 것은 분명하다.
-
서촌 골목을 산책할 일이 생긴다면 꼭 한번 빵냄새를 따라 찾아와 보길 바란다. 어쩌면 길게 늘어선 대기줄을 보고 찾아올수도
있겠다. 사람이 워낙 많다보니 직원들의 어떤 정감있는 서비스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베이커들의 맛있는 빵만으로도
그들이 어떤 마음으로 업에 임하고 있는지 알수있어 전혀 아쉬운 부분이 아니다.
-
전문가들이 있는 공간은 그것만으로 공간을 가득 메운다.
반응형'Space Commenta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망원동] 페트롤 플레이스(petrol place) | 카페인 주유소 (0) 2020.06.11 [연남동] 서치홀 ( Search Hall ) | 조향사의 카페 (0) 2020.05.19 [연남동] 펠른(Perlen) | 예술적인 플레이팅과 창작메뉴가 있는 카페 (0) 2020.04.28 [마포구청역] 꼬르소산도 ( Corso Sando ) | 클래식한 멋이 있는 카페. (0) 2020.04.14 [연남동] 게슈탈트 커피(Gestalt coffee) | 뉴클래식 카페 (0) 2020.04.07